초충도(草蟲圖)란, 화초와 벌, 나비와 같은 곤 충이 주제인 그림을 말하며 유사한 그림으로 화조 도(花鳥圖)가 있는데 화조도는 꽃, 초목과 새가 주 제인 그림을 말한다. 그래서 키가 큰 나무와 새를 조합한 화조도는 남성에, 작은 풀과 꽃 곤충을 묘 사한 초충도는 여성에게 비유되곤 한다.

특히, 신사임당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초충도에 관한 단연 최고(最高)의 화가이다. 그녀가 그린 작 품에서는 신사임당만의 재능과 솜씨가 여실히 드 러나고 있으며 아름다운 색채와 부드럽고 섬세한 붓 터치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곤충에 대해서 하찮고 가까이 가기를 꺼 려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곤충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랑스러움으 로 가득하다.

꽃 주변을 맴돌고 있는 형형색색의 고운자태인 나비들과 벌, 날개를 쭉 펴고 날고 있는 잠자리들, 쇠똥을 열심히 구르고 있는 쇠똥벌레, 위풍당당함 을 자랑하며 서 있는 사마귀까지 그녀의 작품 속 에는 다양한 곤충들이 등장한다. 비록 과학적인 자세로 곤충을 탐구하며 작품 속에 그들을 표현한 것은 아니다. 그저 교양과 정서를 위한 목적으로 곤충들을 그렸지만, 귀한 생명을 지녔다는 사실을 각인하며 지대한 관심으로 작은 생명체인 곤충을 바라보며 그린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신사임당의 작품에 가장 흔 하게 등장하는 곤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곤충(昆蟲/Insect)은 동물분류상 절지동물 곤 충강에 속하는 소동물의 총칭을 말하며, 흔히 벌 레라고 말한다. 현재까지 기록된 곤충은 약 80만 종에 달해 전동물 수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며, 곤충의 전체 종수는 약300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된다. 곤충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3억 5000만 년 전인고생대 데본기(紀)라고 추측된다. 석탄기 에 날개가 있는 곤충이 나타났는데 특히 날개를 펴면 75 cm나 되는 원(原)잠자리류가 주목된다. 바퀴류도 이 시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페름기(紀) 후기에는 석탄기에 번성했던 몇 가지 종은 소멸 하였고 현생 하는 주요 종이 나타났는데, 이들은 그 후 현재까지 2억년간 지구상에서 번영해 왔다.

곤충의 몸은 크게 머리와 가슴, 배 이렇게 세부 분으로 구분되며 머리에는 한 쌍의 촉각과 한 쌍 의 겹눈이 있고 가슴에 세 쌍의 다리가 있다. 또 한 대부분 육상생활과 변태를 한다. 곤충의 변태 는 그 정도에 따라 완전변태와 불완전변태를 한 다. 완전변태는 유충->번데기->성충의 3기가 뚜 렷이 구분되는 경우로 나비, 벌, 모기, 파리 등이 이에 속한다. 불완전변태는 유충이 번데기의 과 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성충이 되는 변태과정으 로 원시적 곤충류인 하루살이, 바퀴벌레, 잠자리 등을 들 수 있다.

곤충은 초기의 인류시절과 더불어 깊은 관계가 있었다. 근대인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옛날에는 인간에게 중요한 식료(食料)의 하나로 인식되어 메뚜기가 중요한 단백질원의 하나이기 도 했고, 누에번데기 등도 널리 식용되어 왔다. 또한 벌꿀은 설탕이 나올 시기까지 단맛의 식품 으로 중요시되었고 현재까지 널리 식용되고 있 다. 반면, 인류가 경작을 하게 되면서부터, 그 작 물을 먹는 벌레의 번식이 때로는 수확을 전혀 할 수 없을 만큼 왕성하여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또한 인간이나 가축의 몸에 붙어 직접 흡혈하는 모기·벼룩·이 등을 비롯하여, 병의 매개체로도 잘 알려져 있다.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는 현재에 도 열대지방에서는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뇌염· 황열병 등 무서운 병으로 인간을 위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