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사랑한 화가 모네, 아름다운 빛의 과학
빛을 사랑하고 동경한 인상파 화가 모네. 희뿌연 아침 안개와 빛으로 물드는 일출의 바다, 수많은 은비늘처럼 태양의 빛에 반짝 거리는 포플러 가로수, 신이 내리는 빛의 변화에 시시각각으로 옷을 갈아입는 자연의 모습을 자신의 캔버스 위에 담아냈다. 모네는 사물의 원형에 가까운 형태의 창조보다 빛에 의해 변화되는 사물의 아름다움을 늘 찬양하며, 자연을 감싼 대기의 미묘한 뉘앙스와 빛에 따른 풍경의 순간적인 양상을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루앙 대성당 연작(Rouen Cathedral)」을 보면, 시간대에 따른 빛과 그림자, 바람까지 그림 속에 녹아들어 신비로운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모네는 1892년부터 1894년까지 동일한 대상인 루앙 성당을 왜 많이 그렸을까?

바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이 성당 건물의 형태와 색깔에 어떠한 변화를 주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이처럼 재미있고 흥미롭게 색이 변화하는 현상을 과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태양 때문이다.

파란하늘, 붉게 물든 저녁 노을, 낮의 오묘한 색 모두가 태양과 빛의 조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 공간의 하늘은 무슨 색일까? 화려한 별들의 향연으로 아름다운 빛을 자아낼 것 같지만 실은 검은색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하늘색은 맑고 푸른색이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태양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빛들이 크고 작은 입자들과 제멋대로 부딪히면서 우리의 눈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파장이 긴 빛(붉은색 계통)은 대부분 입자(분자)들과 충돌하지 않고 통과할 수 있지만, 파장이 짧은 빛(파란색 계통)은 입자들과 충돌하게 된다. 이때 산란된 빛이 우리 눈으로 들어와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공간에는 공기가 없어서 산란된 빛이 없을 것이고 그 결과 실제 우주의 하늘은 검은색인 것이다.

그렇다면, 아침 해와 저녁 노을에서 붉은 색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기에는 질소가 78%, 산소가 21% 채워져 있는데 파장이 긴 빛은 질소나 산소에 의해 거의 산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빨강, 주황, 그리고 노랑은 파랑보다 훨씬 쉽게 대기 속으로 전달된다. 아침에 뜨는 해와 저녁에 지는 해는 공기층을 비스듬히 지나가므로 긴 공기층을 통과하면서 긴 파장의 빛은 잘 통과하지만 짧은 파장의 빛은 산란된다. 낮보다는 새벽녘이나 해질 무렵 태양광선이 대기층을 통과하는 거리가 길어져 파란색은 산란이 일어나 약해져 통과하지 못하고, 남은 긴 파장의 주황색이나 붉은 색의 빛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다.